삼십 년 가까이 함께 살았는데 왜 마음 한구석이 허전할까요. 아이들은 떠났고, 배우자와 마주 앉으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다 누군가 "요즘 좋아 보이세요"라고 한마디 건네면 심장이 뜁니다. 오랜만에 '보이는' 존재가 된 느낌. 그게 위험한 시작인 줄도 모르고 마음이 기웁니다.
왜 중년의 마음은 흔들릴까요
심리학자 한성열 교수는 말합니다. "중년의 외도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나는 아직 젊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은 인정 욕구에서 비롯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쇠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회적 역할은 줄어들고, 거울 속 모습은 낯설어집니다. 그럴 때 누군가 "당신 아직 괜찮아"라고 말해주면 그 한마디가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배우자에게서 듣고 싶었던 말을 다른 곳에서 들었을 때, 마음이 기우는 겁니다.
그건 사랑일까요, 결핍일까요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사랑의 문제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받는 것'의 문제로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의 문제는 '사랑하는 능력'의 문제다."
설렘을 느낄 때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이게 정말 사랑인가, 아니면 오랫동안 채우지 못한 결핍인가?' 대부분은 후자입니다. 인정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 마음. 그건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그것을 어디서 채우느냐가 문제입니다. 잠깐의 설렘은 오래된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국 더 깊은 외로움을 남깁니다.
닫힌 문을 여는 건 서툰 한마디입니다
"나 요즘 외로워." 이 말이 쉽지 않습니다. 수십 년 함께한 사이에 이런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닫힌 문을 엽니다. 내가 먼저 마음을 표현할 때 비로소 관계가 살아납니다.
중년의 마음에는 지진이 일어납니다. 그때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빈틈을 외부에서 채울 것인가, 곁에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 것인가. 오늘 밤, "요즘 어때?"라고 먼저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 서툰 한마디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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